(40代 사랑) 사랑하는 당신에게! -이돈희 UN 평화대사/ 세계어버이날 만든 이

조은비 기자 | 입력 : 2020/02/19 [23:41]

 

▲ 이돈희 UN 평화대사 부부 근영 : 서울 명동 대성당 성모 동산 앞에서.    ©월드레코드

 

 

(40代 사랑) 사랑하는 당신에게!

 

이돈희 UN 평화대사/ 세계어버이날 만든 이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고생 안한다지요?

내 청첩장에 연식씨 이름 있게 하고 싶어.” 란 고백에 나와 결혼해서 고생한지 벌써 19!

나도 직장 없고 역시 직장 없이 한 집에 사시는 아버지가 그때 그때 주시는 용돈으로 살림하자니 얼마나 어렵고 신경 쓰였습니까?

 

 실업자인 나는 어디라도 같이 가고싶어 했고, 버스요금 등 뭐든지 배로 드니까 그걸 안 좋아하시는 부모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당신의 신혼 초 모습!

 처녀 때 알뜰히 모은 돈 내가 다 썼고, 아버지가 준 반찬값 깎고 깎아 매주 350원씩 은행에 6개월 적금 넣어 찾은 1만원으로 아버지 양복 사드린 일을!

 대학을 나온 당신이 고등학교 나온 동생 같은 여행원에게 매주 350원 적금 넣으러 갈 때 부끄럽지 않았습니까? 6개월 적금 넣어 찾은 1만원 찾아 바지 사드린 날, 아버지는 당신의 효심에 감격하셨고 나는 당신이 몹시도 대견스럽고 한편 미안했습니다!

 

 당신은 특이하고 좋은 사람!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 시아버지를 아버지’,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시집살이와 시부모 모시기 싫어하는 이 세상에서 시부모를 아버지, 엄마라 부르고 며느리를 로 삼는 가정이 천국이 아니면 어디가 천국입니까?

 몸이 약해 처녀 때는 물론 결혼 후도 한동안 직장을 갖지 않았지만 오로지 내가 하고 있는 노인관계의 일을 정신적· 물질적으로 도와주기 위한 일념으로 교사가 된지 13. 새벽에 버스로 출근 중 예비군 수송차와 정면충돌한 교통사고로 18일간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 얼마나 미안했던지!

 마포에서 성남의 학교까지 버스를 6번 갈아탔고, 급히 출발하는 버스에서 타고 내리다가 승객에 밀려 떨어지면서 무릎을 다쳐 피를 뚝뚝 흘리며 집으로 되돌아 온 적도 있었지요. 서서하는 수업이 피곤하여 오줌소태 몇 십 번입니까? 그러나 나를 원망하거나 짜증내기는커녕 내가 걱정할까바 오히려 숨겼던 당신!

 

 아침 보충수업, 밤늦은 자율학습 등 고3 가르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 요즘도 가끔 과로에서 오는 심한 편두통으로, 고개를 못 든 채 학교로 갈 때면 나의 마음 녹아 내리는 것 같습니다.

 

 나는 노인문제에 미친사람!

 대학생때부터 노인문제에 미처 신문이든 잡지든 노인자만 나오면 모두 스크랩했고, 전국의 양로원이나 서울 시내의 노인정을 모두 찾아 다니던 버릇이 결혼했다 해서 없어지질 않았지요. 오히려 가면 갈수록 더욱 심해졌고요.

 

 노인문제에 관심 갖자고, 자손이 없거나 버림받은 노인돌보자고 각계각층에 편지를 쓰거나 호소하고, 팜플렛을 만들거나 수많은 신문· 잡지·방송에 투고할 때 봉투 쓰기와 우표 붙여 발송하는 일은 모두 당신이 해 주었지요. 봉투 쓰기와 우표 붙이기도 10~20통 일 때 말이지 1백통 ~2백통이 넘으면 귀중한 일요일 하루가 다 가버리지요. 당신의 귀한 생명 하루를 내가 빼앗은 셈! 신문· 잡지· 방송보도를 보거나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차 대접과 과일 깎기도 모두 당신 몫! 노인문제 연구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노인학의 도입과 노인의 날 제정, 설날· 추석의 연휴제언,노인마을 건립 등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운동> 이 어디 개인의 힘으로 될 일입니까? 다 당신 믿고, 천주님께 늘 기도하면서 하는 일이지요.

 

 1982년 당신과 나를 함께 초대한 기독교방송의 생방송에서 결혼과 교사가 된 동기를 묻자 맞선 본 날도 노인문제 이야기를 하고, 데이트 할 때마다 노인·노인했지만 솔직히 노인문제엔 관심이 없었고 너무 노인·노인하므로 아구야! 하는 생각이 들어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을 생각도 했었어요. 그러나 갈수록 편하고 쉽게 살려는 요즘 세태에서 뭔가 집념을 가지고 그걸 이루려고 애쓰는 게 좋은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또 혼자 애쓰는 것이 안쓰러워 저라도 힘껏 도와주겠다고 결심한 후 마음을 바꾸어 결혼도 하고 교사도 되었어요.” 라고 했을 때 나도 그때 비로소 결혼 전에 당신이 그런 고민을 했던 것을 알았지요!

 자기와 인생을 같이하는 아내를 사랑하고 고마워하지 않는 남편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나는 그래서 당신이 더 사랑스럽고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인류역사 2백만 년이라고 합니다. 몇 백년 먼저 태어나도 좋고, 몇 십년 늦게 태어나도 무방할 우리가 같은 시대에 태어나고, 그것도 160여 나라 중에 같은 한국에 그도 남한에 태어나서 서로 보완하고 도우면서 부부란 인연으로 한세상 살아감은 정말 큰 인연이기에 당신을 생각할수록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외국의 어느 시인은 내가 당신 사랑하듯이 당신 또한 나를 사랑하니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래.” 했습니다만, 나는 천당과 지옥에 등급이 있다해도 더 좋은 천당 덜 나쁜 지옥 아닌 당신 가는 그 곳에 함께 가고 싶어.‘ 라 말합니다.

 

 사랑하는 여보! 엊그제 결혼한 것 같은 데, 어느 새 앞으로 살 날이 지금까지 산 날보다 훨씬 적어진 우리 부부입니다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도 늘 같이 있고 싶은 마음으로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렵니다.

  천주님! 모든 부부와 우리 내외에게 항상 서로 사랑하는 마음 갖게 하소서. 아멘!

 

 출처 한국토지공사 사보 토지(1991년 1월호),  송파신문(1992.4.17), 졸저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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